* 스포일러 주의
영화 리뷰에 앞서
<어톤먼트>는 이안 맥큐언의 동명 소설을 원작으로 한 영화로, 사랑, 오해, 그리고 속죄를 중심으로 한 감동적인 이야기다. 1930년대 영국을 배경으로, 어린 소녀의 잘못된 판단이 두 연인의 삶을 어떻게 비극으로 몰아가는지 섬세하게 그려낸다. 제2차 세계대전이라는 역사적 배경 속에서 펼쳐지는 이 이야기는 인간 관계의 복잡성과 잘못된 믿음이 초래하는 결과를 통해 깊은 여운을 남긴다. 아름다운 촬영과 강렬한 연기, 그리고 마음을 울리는 서사가 어우러져 보는 이로 하여금 깊은 감동과 숙고를 안겨준다.
줄거리
영화 <어톤먼트>(Atonement)는 1930년대 영국의 한 저택에서 시작된다. 소설가 지망생인 어린 브라이오니는 언니 세실리아와 집안 하인 로비의 관계를 오해하고, 그들이 저지르지 않은 범죄를 로비에게 뒤집어씌운다. 브라이오니는 로비가 세실리아를 강간했다고 잘못 진술하여, 로비는 감옥에 가게 된다. 이로 인해 세실리아와 로비의 사랑은 비극적으로 막을 내린다. 어린 브라이오니의 오해와 거짓말은 두 사람의 인생을 송두리째 바꾸어 놓는다.
두 번째 막에서는 제2차 세계대전을 배경으로 로비가 전쟁터에서 살아남기 위해 싸우는 모습을 그린다. 감옥에서 출소한 로비는 병사로 징집되어 전쟁터로 보내지고, 세실리아는 간호사가 되어 전쟁 부상자들을 돌본다. 그들은 서로를 그리워하며, 재회할 날을 기다린다. 브라이오니는 자신의 잘못을 깨닫고, 로비와 세실리아에게 저지른 죄를 속죄하고자 노력한다. 그러나 전쟁은 그들의 재회를 계속 방해하고, 상황은 점점 더 절망적으로 변한다. 전쟁의 참혹함 속에서 로비와 세실리아는 간절한 소망을 품고 살아간다.
마지막 막에서 브라이오니는 나이 들어 유명한 작가가 되어 자신의 죄를 고백하는 소설을 쓴다. 그녀는 로비와 세실리아가 전쟁 후 재회하여 행복하게 살았다는 허구의 결말을 지어준다. 하지만 영화는 실제로 그들이 전쟁 중 사망했음을 밝혀, 브라이오니의 속죄가 완전하지 않음을 드러낸다. 브라이오니의 소설은 진실을 바로잡기 위한 마지막 시도로, 그녀의 내면 갈등과 후회를 담고 있다.
오해와 거짓말이 낳은 종말
영화를 보다보면 느껴지는 제임스 맥어보이(극 중 로비)와 키이라 나이틀리(극 중 세실리아)의 연기는 정말 놀랍다. 제임스 맥어보이가 출연한 다양한 영화를 보아왔지만 이 영화에서의 눈빛은 정말 매력적으로 다가온다. 영화의 결말에선 마치 안타까운 두 연인을 위로하는 듯 브라이오니가 이 둘을 이어주는 것처럼 소설을 써내려가고 영화의 영상미나 흘러가는 연출이 그렇듯 비극적이면서도 아름다운 것이 이 영화의 포인트 같기도 하다.
어린 아이의 시선으로 진행되는 초반부에서 정말 이렇게 오해하겠다 싶을 정도로 연출이 흘러가는데 이 영화를 보는 사람들로 하여금 자신만의 연출로 시선과 감정을 이끌어버리는 것이 이 감독이 요구한 바가 아닌가 싶다. 영화가 끝날 때쯤 되서야 브라이오니가 결국 자신이 거짓말했다는 것을 스스로 인정하고 정말 속죄하지만 어쨋든 이 둘은 자신때문에 인생을 자신이 원하는 방향으로 끌고가지 못했고 안타까운 결말을 맞이하게 되었다.
계속되는 속죄, 답장을 받을 수신인은 없다
이 영화를 보며 사람들이 가장 많이 화날 부분은 브라이오니의 잘못된 생각으로 인한 이 아름다운 두 사람의 인생이 망가졌다는 것이다. 한 사람은 감옥에서 다시 군대로가 인생을 바치다 사랑하는 사람과 결국 시간을 보내지도 못하고 생을 마감했고 다른 한 사람은 그 남자를 기다리며 자신의 잘못에 반성하고 지내다 결국 생을 마감하는 안타까운 결말을 낳는다.
극 중 브라이오니가 자신이 깊이 반성하고 있다면서 간호사로서 묵묵히 자신의 일을 하는 모습도 보여주고 계속 반성의 편지도 쓰고 이 둘의 이야기를 바탕으로 소설을 써내려가지만 사실 영화 한 편을 쭉 보는 시청자의 입장에서 용서할 수 없는 부분이다. 이 영화가 음악, 연출, 스토리에서 다 잘 만들어졌다는게 이런 쓰라린 감정을 영화 한 편을 통해 깊게 느낄 수 있게 한다는 점에서 알 수가 있다.
영화에서 보여주는 관점에 있어 우리는 어린아이의 시선에서 이 둘을 바라보기도 하지만 어른인 로비와 세실리아의 관점에서도 보여지기 때문에 각자의 안타까운 상황과 그 이유가 맞물려 있어 그대로 그 감정이 시청자의 마음에 스며든 것같다. 2007년에 만들어진 것이 맞나 싶을 정도로 시대상 연출이 너무나 좋고 영상미가 좋아 후지필름으로 영화를 만들었나 싶을 정도로 색감에도 감성이 젖어있다. 두 번까지 보기엔 내 심정이 또 곤란해지기에 좀 오랜 시간이 지나고 나서 다시 영상미를 찾기위해 볼 것같지만 한 번도 보지 못한 분들이라면 꼭 보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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