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일러가 다분한 글입니다.
리뷰에 앞서
금마장영화제 상에 올해 대만 영화상 등 다양한 상을 휩쓸고 아직도 피아노하면 떠오르는 영화 중 하나에 손꼽히는 영화다. 주걸륜 배우가 감독하고 배우까지 맡은 이 영화 실로 엄청나다. 우리나라에서는 2015년에 개봉했지만 개봉한 이후로 한 4번 이상은 이 영화를 본 것 같다. 영화 일부분을 유투브나 인스타에서 자주 볼 수 있던 시절이 있었을 만큼 그리고 피아노 배틀 (흑건과 백건)을 아직도 사랑하는 사람이 있는 만큼 이 영화를 안 본 사람은 거의 없을 것 같다. 그럼에도 영화를 보지 않은 사람이라면 이 글을 영화를 보고 난 후에 보기 바란다.
줄거리
피아노로 유명한 예술 학교로 전학 온 상륜은 친구 칭이에게 안내를 받으면서 학교를 살펴보게 된다. 참고로 칭이는 상륜을 짝사랑하는 중이다. 교정을 둘러보다가 허름하게 생긴 피아노 연습실을 보게 되는데 100년이 넘은 건물이라서 곧 졸업식 날 철거된다는 얘기를 듣게 된다. 근데 어디선가 피아노 소리를 듣게 되는데 피아노 연습실 문을 여는 순간 샤오위라는 여학생을 만나게 된다.
서로 쳐다보자마자 호감을 느낀 둘은 서서히 감정을 쌓아간다. 상륜의 수업 시간 도중 연습실에서 본 샤오위가 교실에 들어와 끝자리에 앉는데 상륜은 그녀가 같은 반이라는 사실에 기뻐한다. 수업이 끝나고 반을 나가는 샤오위 뒤를 몰래 샹륜이 따라가는데 샤오위는 이를 눈치채고 숨어있다가 상륜에게 장난을 친다. 그리고 상륜은 그녀에게 연주했던 피아노 곡 이름이 뭔지 물어본다.
그리고 샤오위는 곡 이름을 비밀이라고 말한다. 학교가 끝나고 하굣길에 샤오위와 마주치게 된다. 그녀를 자전거로 집까지 데려다 주며 서로 이름도 알아가고 호감도도 쌓여간다. 함께 시간을 보내던 어느 날 샤오위는 옛 피아노 연습실이 곧 철거된다는 소식을 듣게 되고 상륜에게 처음 만났을 때 연주한 곡을 가르쳐주며 피아노 연습실 건물에서 연주하지 말아 달라고 부탁한다.
샹륜은 샤오위에게 장난을 치다 삐치게 만들어버린다. 샤오위는 상륜에게 옛 피아노 연습실에서 만나자고 쪽지를 보낸다. 상륜은 연습실에서 피아노를 치며 기다리다 누가 오니 눈을 감고 입맞춤을 준비하는데 누군가가 입맞춤을 한다. 하지만 입맞춤을 한 건 칭이였고 이를 밖에서 지켜본 샤오위는 화가 나서 가버린다.
사실 샤오위는 1970년대 사람으로 피아노의 시크릿 악보를 통해 미래로 시간여행을 하게 된 것인데, 다시 자신의 시간으로 돌아온 샤오위는 자신의 담임 선생님이자 20년 후 상륜의 아버지가 되는 사람에게 자신의 시간 여행의 비밀을 털어놓게 된다. 이 이야기를 반장에게 해버린 담임 선생님. 반장은 샤오위를 미친 사람으로 소문을 퍼트려 샤오위는 상륜이 자신을 버렸다는 오해와 반 친구들의 놀림때문에 스트레스를 받게 된다.
스트레스에 원래 앓고 있던 천식까지 더해져 결국 교실 책상에서 상륜에게 건넬 말을 적고 죽게 된다. 다시 상륜의 시간으로 돌아와서 졸업식 날이 되고 그날 저녁 모든 사실을 알게 돼버린 상륜은 철거가 진행 중인 옛 피아노 연습실에서 시크릿 악보의 연주를 완주하고 과거로 시간 여행을 가게 된다. 그리고 과거로 돌아가게 된 상륜은 샤오위를 만나지만 샤오위는 샹륜을 기억하지 못한다.
상륜이 철거 직전에 과거로 오면서 피아노가 파괴되면서 시간 여행 후 처음 마주친 사람만 볼 수 있다는 시크릿 악보의 마법 또한 풀리고 만 것이다. 어차피 과거로 오게 된 상륜은 결국 샤오위와 웃으며 졸업 사진을 찍는 모습으로 영화는 끝이 난다.
OST로 평정해버린 영화
사실 스토리는 특이점이 많다. 그래서 과거로 오게된 상륜에게 원래 시간의 아버지는 어떻게 되는 것인지 시간에 대한 명확한 개념이 없다. 하지만 아름다운 피아노 선율과 그녀를 만나고자 연주하는 절정의 피아노 연주 등 매력적인 연기와 소리가 이를 감싼 것 같다. 영화의 제목인 말할 수 없는 비밀은 정말 말 그대로 "비밀"이라는 악보를 가지고 한 말이다. 말을 할 수는 있겠지만, 말을 할 수 없는 그 마음을 잘 나타내는 영화 제목인 것 같다.
말할 수 없는 비밀의 OST들은 피아노 영화인 만큼 악보로 많이 있다. 특히 영화의 주제가였던 "Secret"부터 흑건과 백건, 그리고 다시 쇼팽, 라흐마니노프, 생상스 등 거물들의 피아노 선율을 좋아하는 사람들에게 영화의 감동과 환희를 선사한다. 영화의 마지막에 영화 주제가인 주걸륜의 <不能說的秘密>가 흐르는데 영화 전체가 플래쉬 백 되듯, 또다른 감동을 선사한다. 아직도 <말할 수 없는 비밀>이라는 영화에 대해 얘기하고자 하면 다양한 추억들을 가지고 있는 친구들도 많다. 이처럼 대만의 3대 멜로에 꼽히는 영화를 보고싶다면 한 번 찾아보기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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